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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단기어학연수 프로그램

2011 동계 필리핀 엔더른 대학_김정락

작성자
박유진
조회
2057
작성일
2012.03.14
전자공학부
20070301
김정락


? 소감
단기어학연수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게 4주는 너무 빨리 지나갔다. 아무렇지 않게 지금 이 순간, 내 방에서 노트북으로 소감문을 작성하는 일이 어색하지 않다. 지난 한달 동안 필리핀에서의 생활이 마치 막 방금 꿈을 꾸고 일어나 무슨 꿈을 꿨는지 곰곰이 생각해보는 것 같이 느껴진다. 학교를 통해 가게 된 두 번째 외국연수였고, 학교에서 선발되어 가는 매우 고마운 자리였기에 많은 의미를 만들고자 쉬지 않고 달려온 4주였다고 생각한다. 작년 미국으로 단기어학연수를 갔을 땐, 외국인 앞에서 거의 말 한마디도 꺼낼 수 없어서 옆 친구들과 형님들에게 도움을 청하곤 했던 나였는데, 이제는 내가 같이 간 학생들에게 도움을 주게 된 상황을 맞이하니 조금 뿌듯한 생각도 들었다. 그렇지만 아직까진 많이 부족하다는 것도 느끼면서 조금 더 분발해야겠다는 자극도 많이 되었던 유익한 시간들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모두의 어학실력 향상과 더불어 요즘시기의 대학생들이 갖추어야 할 글로벌 마인드를 키울 수 있었던 기간이라고 보는 것이 더 나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조심스레 해보았다. 물론, 다음 기수에서는 학생들 개개인의 노력과 상황에 따라 또 달라지겠지만, 우리에게 특히, 나에게는 더욱 그렇게 느껴졌던 4주였을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Enderun에서의 수업과 학교 측에서 마련해준 Pagsanjan Fall, Matabungkai, Canyon Cove 여행, 그리고 내가 계획하고 떠나가 봤던 Cebu 여행. 필리핀이라는 나라는 우리나라와는 달리 섬으로 이루어진 적도부근 제도 나라이기 때문에, 날씨가 무척 더울 뿐만 아니라 잦은 비와 장거리 이동이 많았던 힘든 여행 이였음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힘들었던 시간보다 웃으며 즐거웠던 일들을 추억할 수 있는 건, 함께한 사람들과의 소중한 시간 때문이라는 사실도 잊지 말아야 할 것 같다.
연수기간동안 함께한 20명의 KIT 멤버들과의 필리핀에서의 소중한 인연, Enderun College의 학교 관계자(Jaimie, Cindy Lee)들과 현지 선생님(Kat, Vanessa, Diana, Anna, Shiela)들, 한달내내 한끼도 거르시지 않고 우리의 밥상을 책임져 주신 수정 이모님, 개인 시간을 내서 주말여행 다닐 때마다 가이드 도움을 준 동현이, 여행 중 내 부족한 영어실력에도 불구하고 대화 받아주고 길도 가르쳐주고, 도움도 주시던 현지 사람들. 너무나 감사하고 또 고맙다. 이 수 많은 인연들 속에서 나라는 존재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해 볼 수 있었고, 감사하는 마음 또한 배울 수 있었던 것 같다. 마지막으로 이렇게 너무나 뜻 깊고 의미 있는 자리를 마련해준 학교에도 많은 감사를 드린다.


? 기행
2012년 1월 15일. 한국의 추운 날씨 때문에 겹겹이 옷을 입고 인천공항에서 마닐라로 출발한 KIT 20명의 학생들과 혜진 선생님. 도착과 동시에 필리핀의 날씨는 우리의 옷을 하나하나 벗기면서 맞이했다.
- 생활
불과 3시간 차이로 겨울과 여름을 오가게 하는 이 신기하고 어리둥절한 상황에 빠른 적응이 필요했다. 메트로 마닐라 Taguig City에 있는 Mckinley Hill이라는 곳에 우리의 기숙사 Woodridge1이 있었고, 그곳에서 얼마 가지 않아 Enderun College가 있었다. 공항에서 기숙사로 가는 길에 차창 밖으로 보이는 필리핀의 생활모습은 첫 외국여행 갔을 때만큼 신기하기만 했다. 우리나라 버스 같은 개념의 지프니, 자동차만큼이나 많이 다니는 오토바이, 날씨가 너무 더워 차선이 다 녹아 없어진 밋밋하고 울퉁불퉁한 도로. 덕분에 필리핀 생활 내내 목숨을 건 택시만 타고 다녀야 했다(교통질서가 한국과 비교했을 때 매우 무질서함). 
교통편은 거의 택시에 의존했다. 지프니를 탈 수도 있었지만, 안전문제가 있기 때문에 가까운 거리 아니고서는 거의 탈 일이 없었다. 게다가 필리핀은 자동차 공해가 엄청 심하기 때문에 지프니를 타거나 걸어서 다니기가 무척 힘들다(공해에 대한 규제가 거의 없다고 함). 그래서 항상 택시를 이용하게 되는데, 가끔 택시도 거스름돈을 안주거나 Tip을 달라는 엉터리 기사도 있고, 미터를 찍고 가지 않고 돈을 높게 부르는 기사도 있기 때문에 항상 신경을 곤두세우고 택시를 타야했다. 만약에 거스름돈까지도 딱 맞춰서 주지 않고 큰돈을 주게 되면 제 값에 거스름돈 받기란 상당히 쉽지가 않다. 
생각보다 필리핀도 서구의 문화를 많이 가지고 있지만(스페인의 식민지였다고 함) 더운 나라이기 때문에 음식이 대체적으로 짠 것만 빼고는 적응하기가 괜찮았다. 게다가 이곳에서도 Tax의 개념이 있어서 그런 개념을 미리 알고 있어도 돈을 지불하고 계산하는 것이 쉽지 않았지만 Tip의 개념은 미국처럼 강하진 않아서 다행이었던 것 같다. 
- 여행
우리나라에서 마닐라는 세부보다 덜 유명한 곳이다. 사실 나도 이번에 마닐라가 필리핀의 수도란 걸 알게 되고 깜짝 놀랐었으니 말이다. 아무튼 이곳 마닐라는 휴양지의 개념이 세부나 보라카이 같은 곳보다는 덜 한 곳이지만, 나는 휴양이 아니라 어학연수와 현지생활에 대한 여행이 목적이기 때문에 마닐라에 있는 것도 나쁘진 않았다. 오히려 필리핀의 역사와 문화를 더 잘 알게 된 것 같아 더 괜찮았었던 것 같다. 학교에서 마련해 준 주말 여행으로 세계 3대 폭포 중에 하나라고 하는 팍상한(Pagsanjan) 폭포에 가서는 밀림 속에서 작은 보트에 타고 강을 거슬러 올라가 엄청난 물이 계곡 사이로 떨어지는 장관도 봤고, 마따붕까이(Matabungkai) 리조트에 가서 우리나라 바닷물처럼 차지 않은 적당한 온도의 바닷물 속의 열대 물고기들도 봤다. 우리나라 여름 일 때의 풍경과 비슷하다고 생각했는데, 팍상한과 마따붕까이에 가서 확실히 우리나라의 기후와는 다르다는 것을 느꼈고, 그 속에서 사는 사람들의 삶도 쉽게 이해가 가능해졌다. 
마닐라 안에 있는 인트라무로스(Intramuros)에서는 필리핀의 카톨릭 역사를 알 수 있었다. 마닐라 대성당과 산어거스틴성당은 몇 백년이 지났음에도 여러 의식을 진행할 수 있을 만큼 건재한 모습을 보고, 필리핀 국민들의 거의 대다수가 왜 카톨릭 신자인지 알 수 있었다. 우리나라로 치면 일본의 식민사상이 뿌리내려진 잔재 일텐데, 우리나라는 이런 식민지 모습을 이겨내고 우리의 모습을 지켜내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오고 있다는 것에서 큰 자부심도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