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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단기어학연수 프로그램

2011 동계 미국 네브라스카 대학[UNK]_장득현

작성자
박유진
조회
2717
작성일
2012.03.30

Let's Be! Blue, let's Go!


컴퓨터소프트웨어 공학 전공

20091112 장 득 현



  3학년 2학기, 나는 전공공부와 학점에 치중하느라 내 대학생활의 로망과 같은 목표였던 ‘해외어학연수’를 차츰 흐릿하게 잊어가고 있을 무렵이었다. 졸업, 취업의 시기인 4학년 생활을 앞둔 겨울 방학... 나의 상막한 대학생활에 대한 심심한 회의가 들었고 나 자신에게 무엇인가 성취감과 활력을 줄 어떤 것이 절실했다. 그러던 중, 국제 교류원에서 해외단기어학연수 프로그램을 진행한다는 단비와 같은 소식을 접했고 나는 주저 없이 ‘동계 미국 단기어학연수‘에 지원하고 선발되었다.

  ‘미국’ 어학연수 오리엔테이션, 여권을 만들기, 비자 신청 및 인터뷰 등을 시작으로 최종 나의 한 달치 짐을 꾸릴 때까지도 내가 미국을 간다는 것이 실감이 나질 않았는데, 1월 8일 인천 공항으로 향하는 버스를 타고 나와 함께 떠난 사람들을 보니 내가 드디어 미국으로 어학연수를 떠나는구나 하는 마음이 들었다. 나뿐만이 아니라 버스에 타고 있는 사람들 모두가 설레는 맘으로 서로 이야기 하는데 한창이었다.

  얼마나 달렸을까? 드디어 인천 공항에 도착했고 짐을 챙겨 United Ticketing Desk앞에 줄을 서 화물을 붙이고 티켓을 받았다. 인천 -> 샌프란시스코, 샌프란시스코 ?> 덴버, 덴버 ?> 링컨 총 3장이었다. 나의 첫 비행이 시작되었고 창밖으로 공항이 사라지고, 구름이 보이더니 한참을 태평양을 건너기 위해 날아갔다.

  세 종류의 비행기를 타고, 입국심사를 거치고, 수화물로 맡긴 짐을 찾기까지 약 15시간 걸려서 링컨에 도착하였고 링컨에서 다시 3시간정도 버스를 타고 달려가서 한 달 동안 살면서 어학을 배우게 될 학교 UNK(University of Nebraska at Kearney)에 무사히 도착할 수 있었다.

  아직도 밖은 깜깜한 이른 새벽이었고 현지 담당 조재근 선생님이 기숙사까지 안내해주셨다. 무거운 짐, 무거운 몸을 이끌고 들어온 기숙사, 당장 방으로 뛰어 들어가 두 다리 쭉 뻗고 잠들어 버리고 싶었지만 기숙사 URN의 Manager인 Nora와 함께 생활 하게 될 현지 학교 학생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고 기숙사 생활 수칙, 요령 등의 설명과 열쇠가 배부되고 나서야 방으로 이동해서 짐을 풀고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하지만 자유 시간 임에도 아침이 밝아오면 등교를 하고 TOFLE Test를 응시해야한다는 생각에 쉽게 잠이 들 수가 없었다. TOFLE Test는 한 달 동안 자신의 수준에 맞는 반에서 어학강좌를 듣기위한 반 편성 시험이었고 자칫 늦잠이라도 자서 시험에 응시하지 못하면 한 달 어학연수를 수준에 맞지 않는 강좌를 들으며 망쳐버릴 수 있었기 때문이다.

  몰려오는 졸음을 몇 시간정도 참았더니 어느새 해가 떴고 시험장으로 갔다. 각국에서 영어를 배우기 위해 모인 학생들이 가득 앉아있었고 나와 피부색이 다른 사람, 나와 다른 언어를 쓰는 사람과 같은 공간에서 같은 시험을 치고 있다는 것이 너무도 신기하고 설?다. 현지 교수님들의 안내에 따라 시험을 쳤고 시험 내내 장시간의 비행과 이동으로 인한 피로가 눈꺼풀에 가득하여 자꾸만 졸려왔고 잠깨랴, 듣기 하랴, 해석 하랴 정신없이 문제를 풀었다. 시험이 종료된 후에는 Romash라는 교류학생 도우미와 함께 연수 학생들이 학교를 원활하게 다니기 위한 몇 가지 절차를 수행하러 교내의 건물들을 돌아다니며 학교를 둘러보았다. 다시 돌아온 시험장에는 벌써 분반이 결정되 있었고 현지 교수님들의 소개가 이어지더니 그렇게 UNK의 학생으로서의 연수가 시작되었다.

  토요일, 일요일을 제외한 평일 시간표에 맞추어 Reading, Writing, Listen and Speak, Grammar, Vocabulary, Communication 총 6개의 강좌를 수강하였다. 200A반으로 배정 받았고 한국은 물론 일본, 중국, 콜롬비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영어를 배우기 위해 모인 학생들과 함께 수업을 들었다. 쉬는 시간마다 들려오는 낯선 언어들이 너무 신기했고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궁금했다. 통하는 말이라고는 영어 밖에 없어서 서로서로 서툰 영어로 말을 걸었고 각국의 어학연수 선발기준이 하나같이 착한 학생이었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너무 친절하게 대해줬다.

  학교 수업은 늦어도 항상 3시에 끝났고 그 외 시간은 한국에서 함께 선발되어온 KIT Nebraska팀 20명과 함께 보냈다. 알찬 연수를 위해 모두들 적극적으로 현지 탐방에 의견을 내고 활동적으로 참여했다. 생활에 필요한 물품을 구매하기 위해 근처의 Wall Mart가 첫 번째 목적지가 되었고 차를 타고 다녀왔던 경로를 기억해 함께 걸어서도 다녀왔다. 걸어가는 길에 현지 사람들의 집, 초등학교, 중학교, 식당, 병원 등에서 한국과는 다른 작은 차이들을 많이 경험했다. 초등학교, 중학교에는 학생들이 몰고 와서 주차를 해놓은 차들이 가득했고 학교를 제외하고 한국에서는 흔한 3층 이상의 건물을 찾기가 힘들었다. 길을 건널 때면 어느 차든 사람이 보이기만 해도 멈춰 서서 길을 건너는 사람을 기다려 주었고, 한국에서 문 밖에만 나가도 들리는 자동차의 경적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Kearney의 다운타운 가는 길에 있었던 공원, Kearney에 관련된 예술 작품들과 상징물들을 모아놓은 Kearney Museum, 두툼하고 육즙이 가득한 스테이크 가게, 아울렛, 볼링과 오락을 즐길 수 있는 시설인 BigApple 등 다양한 곳에서 다양한 체험을 하고 다양한 상황에서의 영어를 익혔다.

  눈앞에 보이는 풍경만 해도 땅보다 하늘이 3배나 크게 보이는 이 곳 미국. 왜 이곳 사람들이 그렇게 느긋하고 여유로운지, 모두들 재촉이 없고 너그러운지 생활 속의 작은 것들에서도 느낄 수 있었다. 한국에서는 늘 빨리빨리, 오밀조밀 하던 생활과 너무도 반대였다. 매일매일 참으로 크고 다른 세상이 있었구나 하는 것을 몸소 느낄 수 있었다. 음식 또한 한국과 너무 달랐다. 피자, 파스타, 샐러드, 스테이크, 그릴 등 아주 짜거나, 아주 달거나, 아주 느끼한 극단적이어서 먹기 힘들었던 현지 음식들도 어느새 적응이 되더니 연수 후반에는 오히려 체중이 늘어나 걱정이 될 지경이었다.

  연수 프로그램 중에 Omaha로 떠나는 당일 여행과 Colorado로 2박3일 여행도 포함되어 있었다. 1월 19일 첫 번째 Omaha 여행은 비행기 박물관과 동물원을 관람하는 일정이었다. 영화 트랜스포머의 촬영지이기도 한 이곳은 실제 한 때 하늘을 누볐던 비행기들을 전시해놓고 다양한 체험과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었다. 실제 비행기들을 전시하다보니 박물관의 크기와 규모 또한 어마어마할 수밖에 없었다. 현지 관리인들의 친절한 설명과 함께 비행기 하나하나에 얽힌 이야기들도 알 수 있어 눈앞의 비행기가 그저 쇳덩어리 비행기만으로 보이지 않았다. 비행기 박물관 견학을 마친 뒤, Omaha 동물원으로 향했고 동물원 역시 그 스케일이 남달랐다. 우리 안에 가둬놓고 동물을 조련하는 우리나라의 동물원들과 달리 Omaha의 동물원은 각 테마별로 해당 동물이 살던 곳을 그대로 재현하여 동물들을 기르고 있었었다. 한 동물원 안에서 사막, 밀림, 동굴, 초원이 공존하고 있었고 동물뿐만이 아니라 다양한 식물이며 체험 코너까지 마련되어있어 더욱 재미있는 곳이었다.

  두 번째 여행은 1월 27일~29일, Colorado로 갔다. NBA경기장에 가서 TV로만 접하던 NBA 경기도 관람하고 로키 산맥이 보이는 설원에서 Snow Mobile을 타고 달리기도 했다. 미국의 거대한 스케일에 매 일정 가는 곳마다 놀라움을 멈출 수 없었다. 넓은 땅 만큼, 멀리 달려온 만큼 이전에 내가 알지 못했던 세상들이 여기저기서 보답이라도 하듯 나를 감탄케 했다. 아직도 나는 Denver 다운타운의 마차가 달리고 음악소리가 들려오던 그 거리가 생생하다. 여행을 마친 뒤 연수팀은 다시 UNK로 돌아왔고 남인 일정의 수업을 모두 수강하였다.

  “Let's Be! Blue, let's Go!” UNK에서 학교 농구 경기를 관람할 때 응원 구호로 외치던 문구이다. 나는 이 문구를 함께 외칠 때마다 참으로 설렌다. 단순히 농구의 승리를 위해 만들어진 문구로써가 아니라 내가 정의한 의미로 받아 들여졌기 때문이다. UNK의 상징색이 Blue이기도 하지만, 한국에서는 새파랗게 젊다는 표현도 쓰지 않는가? 그래서 나에게 응원 문구는 이렇게 생각된다.


“이루자!(Let’s Be!) 젊은이여, 떠나자! (Blue, let’s Go!)”